어느 시골 마을에서 자그마하게 한국식당을 운영하며 개 한마리랑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다.
코로나 관련 현황을 장황하게 풀기는 부담스럽고, 정부 지침에 따라 최대한 협조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
3월 17일부터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아야 했고, 대중교통(버스, 지프니, 트라이시클 등)은 더 이상 운영은 하지 않고,
저녁 8시부터 새벽5시까지 통행이 금지되었고, 낮시간에는 패스카드(통행허가증)가 있어야 외출이 가능하며, 개인차량으로는 1명만 탑승하여 생활필수품이나 약을 구매할 수 있다. 지자체끼리 서로서로 격리하며, 이동을 최소화 하는 움직임이 있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술도 판매하지 않는다. 필리핀은 선거 전날만 술을 판매하지 않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한 달(4월 13일) 동안이나 판매가 금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식당을 운영하다가 휴업을 한 상태라 부식은 많다. 그래서 당분간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은 없는 샘이다.
오늘은 3월 23일. 사회전체 격리 6일차 되는 날. 그래도 오늘은 평소 자주 애용하던 큰 슈퍼마켓에 가서 소독용 알콜과 물티슈 등 생필품을 구입하려고 집을 나섰다. 동네와 동네를 통과해야 하기에, 패스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헬스센터를 방문했는데, 너무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담당직원에게 물었다. 나 산페르난도 갈 계획인데, 여기서 패스카드 받는거 맞냐고 하니까, 맞다고 하면서 번호표를 나눠주며,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한다.
COVID-19. 전염병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이면 안된다. 더욱이 한 장소에서 5명 이상 모이면 안된다고 예민하게 지침을 내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패스카드 발급을 하기 위해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있는게 말이...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일부러라도 귀찮게 해야지, 그래야 정말 필요한 사람만 움직이겠구나. 꿈보다 해몽이라고, 시스템이 안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만약 매번 저런식으로 발급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라면, 난 왠만해선 외출을 안 할 작정이다. 정부가 이런 걸 노렸다면 뜻하지 않은 묘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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