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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찰차를 타다

필리핀 COVID-19

by 필산B급백수 2020. 3. 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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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문이 잠겨 버렸다. 키는 차 안에 있다. 스패어 키는 집에 있는데, 대중교통(버스, 지프니, 트라이시클 등)은 코로나-19 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는다. 어떡하지? 내 한 손엔 그냥 구운 치킨 한마리만 들려있다.

코로나19. 격리 생활 12일째(3월 29일) 어제와 비슷한 오늘, 점심 메뉴로 치킨을 먹기로 한다. 차를 타고 5분 정도만 가면 시내가 나온다. 재래시장 근처라 반경 100미터 이내에 치킨 파는집이 3군데나 있다. 오늘은 Sr. 페드로 치킨집을 선택. 닭 굽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15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도 때울 겸 근처 약국에서 모기향만 하나 사고, (머큐리 약국은 24시간 편의점과 함께 약국을 운영)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 닭집 앞에 주차를 했다. 닭을 포장한 뒤, 집에 가려고 차문을 열었는데, 어라? 자동차문이 안열린다. 키는 차에 꽂혔있다. 창문도 닫혀있다. 땀이 삐질 나기 시작했다. 예비키는 집에 있어서 가지러 가면 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대중교통 운행을 하지 않는다. 결국 난 집에 있는 예비키를 가지러 갈 방법이 없다.

어째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코로나 때문에 지나가는 차 히치하이킹 하기엔 좀 거시기 해서, 최대한 공무업무를 보시는 분들께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마침 지나가는 경찰차가 있어 세우고 상황 설명을 하니, 지금 다른 용무가 있어 가봐야 하니, 경찰서에 직접 가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한다. 

필리핀 경찰서에 들어갔다. 친절하다. 상황 설명을 하니, 이리저리 연락해보며 방법을 찾아준다. 외부에 나가 있는 차량섭외가 어려운지, 경찰서에 대기하고 있는 차로 직접 데려다 준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난 처음으로 필리핀 경찰차를 타보게 된다. 한국에서도 경찰차 타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경찰차를 타고,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집에 가서 예비키를 가지고 왔다.  친절한 경찰아저씨~ 감사합니다.

생활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여기 시골 경찰들은 순수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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